[김종성 회장과 함께 떠나는 바이크 투어] 일본의 고도 나라시와 도다이지·호류지 방문기

김종성교수 입력 2024.12.16 15:28 조회수 52 0 프린트
도다이지와 카가미이케 연못.

일본 최고의 명산 후지산 투어를 마친 우리 일행은 나라(奈良)시로 가기 위해 바이크를 타고 혼슈 서남 방향으로 향했다.

나라시는 이번 바이크 투어의 마지막 방문지였다. 이번 투어를 마친 뒤 우리는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나라시로 향하는 여정에서 잊지 못할 아찔한 경험을 했다. 우리 바로 앞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우리 일행은 국도의 2차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1차로를 주행하던 승용차 한 대가 전방 교차로 부근에서 갑작스럽게 앞차를 추돌했다. 충격으로 인해 승용차는 공중으로 붕 떠올라 크게 한 바퀴를 돈 뒤 전복되었다. 사고가 난 차량과 우리의 거리는 불과 50여 m에 불과했다. 만약 우리가 1차로를 주행 중이었다면, 차량이 우리 위로 떨어지면서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일행의 안전을 확보한 후,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신속히 행동에 나섰다. 전복된 차량으로 달려가 보니 운전자가 차량 안에 갇혀 있었다. 창문을 억지로 열어 운전자를 부둥켜안고 밖으로 탈출시켰다.

 
 
한편, 뒤따르던 차량들이 2차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1차로와 2차로 운전자들을 천천히 3차로로 유도했다. 동시에 일본 경시청 교통통제실에 사고 상황을 알렸다. 사고를 수습한 뒤에서야 우리가 교차로 부근에서 정속 주행 중이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는 큰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수습한 뒤 우리는 무사히 나라시에 도착했다. 나라시는 교토와 더불어 일본의 고도(古都)로, 나라 시대(710~794년) 당시 일본의 수도로 번영을 누린 곳이다. 이곳에는 일본 고유의 전통문화가 잘 보존되어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명소도 많다. 교토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도시 분위기에서는 서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일행은 먼저 할리데이비슨 나라 센터를 방문했다. 센터 매니저와 HOG 멤버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고,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며 기념사진을 찍는 등 짧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 우리는 나라시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인 도다이지(東大寺)를 방문했다. 도다이지는 8세기 쇼무 덴노가 창건한 사찰로, 현재 일본 화엄종의 대본산이다. 대불전에는 세계 최대 청동 비로자나불이 봉안되어 있다. 이 대불전은 두 차례 불에 소실된 뒤 1709년에 재건되었으며, 오랜 시간 세계 최대의 목조 건축물로 알려졌다.

 

대불전에서 남쪽으로는 ‘카가미이케(거울 연못)’라는 작은 연못이 있다. 연못은 도다이지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선사한다. 낮에는 평온하고 한가로운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저녁이 되면 법당 전체가 조명으로 빛나며 화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도다이지 입구 밖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군고구마 손수레가 눈에 띄었다.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 반가워 일행과 함께 군고구마를 나누어 먹으며 현지인들과 담소를 나눴다.

다음으로 우리는 ‘불법이 융성하는 사찰’이라는 뜻의 호류지(法隆寺)로 향했다. 호류지는 607년 창건된 사찰로,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 있다. 아스카 양식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일본 불교 성덕종의 총본산이다.

 

호류지의 가람배치(伽藍配置)는 동쪽에 전각이 있고 서쪽에 탑이 있는 동전서탑(東殿西塔)이라는 독특한 형태로, 우리나라나 중국에서는 보기 드문 구조다. 서원에 있는 오층 목조탑은 일본 최고의 목조탑으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이 목조탑은 크기는 다르지만, 우리나라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체감 비율이 유사하다. 이러한 점에서 양국 간 활발한 교류로 백제 문화와 불교 양식이 전파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호류지를 둘러본 후, 우리는 인근 식당에서 장어덮밥으로 점심을 먹고 나라시 투어를 마쳤다. 이후 귀국길에 오르기 위해 오사카로 이동했다. 오사카에서는 야경을 보기 위해 우메다 스카이 빌딩 전망대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한 뒤, 미나미(南) 오사카 할리데이비슨을 다시 방문했다.

이날 우리 일행은 미나미 오사카 할리데이비슨의 사장이자 HOG 챕터 매니저인 유키미 씨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우리는 재회를 기약하며 일본 여행의 마지막을 뜻깊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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